개요
사랑과 관련한 글 혹은 책을 하나씩 가져와 소개합니다. 그 다음, 사랑을 탐색하는 글을 쓰고 나눠 읽습니다.
일시
2025년 2월 22일, 3월 1일 토요일 18:00-20:00 (2회차)
장소
나선도서관(서울시 중구 마른내로 4길 2 4층)
정원
4명
진행
이한범
참가비
무료
주최
어떤출판연구회
주관
나선프레스, 나선도서관
홍보물 디자인
최진규(포도밭출판사)
데이먼 크루코프스키의 『다른 방식으로 듣기』는 아날로그 기술과 디지털 기술의 전환기를 역사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에게 일어난 심대한 문화적 변화를 관찰한다. 핵심은 “소음으로 풍요로운 세상과 오로지 신호만을 얻으려 애쓰는 세상” 사이의 차이다. 아날로그 기술에서 신호는 언제나 소음과 결합해 있고 우리는 신호를 소음과 구분해 듣지 못한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은 소음으로부터 신호를 구분해내고 신호를 보다 선명히 조형하는 이념을 가진다. 아날로그 기술이 소리를 총체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한다면 디지털 기술은 소리를 선별하도록 한다. 내가 이해하기로, 디지털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현실효과를 발휘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현실효과는 실재의 수많은 이질성들, 이해 불가능한 노이즈를 제거함으로써 성취된다. 이로써 우리가 잃은 것은, 크루코프스키의 말을 빌자면 의미심장하게도 ‘음악’과 ‘사랑’이다.
- 이한범, 「앎 없는 밤의 읽기」, 『어떤 읽기』, 어떤출판연구회, 2024 중에서
어떤출판연구회가 발행한 두 번째 고민집 『어떤 읽기』에 담긴 글 「앎 없는 밤의 읽기」에서, 저는 읽기를 신호를 추출하고 재생산하는 일이 아닌 시끄러움을 감당하고 소진시키는 일로서 제안해보았습니다. 그것이 나선프레스가 상상하는 독자의 모습이 아닐까, 혹은 그런 독자가 읽을 책을 나선프레스는 상상하는 것이 아닐까 짐작하면서요. 그리고 조금 뜬금 없어보이지만 사랑에 대해 말했습니다. 생각하다 보니 사랑이라는 것 없이는 그런 책과 그런 읽기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앎 없는 밤의 읽기」는 읽기에 대해 말하고자 했으나 사랑으로 떠내려가버린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떠내려가 닿게 된 곳에서부터 다음을 만들어가보고자 『어떤 읽기』의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우리는 가능함의 바탕이 되는 사랑에 대해 함께 얘기해보고, 또 사랑의 순간을 발견하고 그 순간에 사물들은 어떤 자세를 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입니다.